재테크
고리
2025.9.30 23:00 · 조회수 1889

💬 시장의 숨겨진 리듬: 왜 월요일에 폭락하고 금요일에 급등할까?


오늘 가져온 논문은 현재 한국 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퀀트 투자에 관심 있는 놈들이라면 무조건 봐야 할 내용임. 이번에도 요청대로 아주 자세하고 깊이 있게 털어주겠음.
 
우리는 흔히 "월요병"을 겪음. 주말 동안 쌓인 스트레스 때문인지 월요일은 유독 힘들고, 시장도 종종 안 좋음. 반대로 금요일은 기분도 좋고, 시장도 오르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있음. 이걸 "요일 효과(Day-of-the-week effect)"라고 함. 실제로 월요일 수익률이 다른 요일보다 낮다는 연구는 1980년대부터 있었음.
 
그런데 이 논문은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감. 단순히 "평균 수익률"을 보는 게 아니라, "한 주의 최고점(High)과 최저점(Low)이 특정 요일에 몰리는 현상"에 주목함. 이걸 이 논문에서는 "주간 극값의 군집화(Clustering of weekly extremes)"라고 명명함.
 
생각해보셈. 만약 시장이 완벽하게 효율적이고 랜덤하게 움직인다면, 한 주의 최고점이나 최저점은 월화수목금 5일 동안 거의 20%씩 공평하게 나타나야 함. 그런데 실제 데이터는 그렇지 않다는 거임. 특정 요일에 유독 주간 최고점이나 최저점이 몰려서 나타나는 기이한 현상이 있다는 것.
 
이 논문은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함.
 
진짜 그런 현상이 존재하나? (S&P500, 미국채, 원자재, 유로/달러 등 주요 자산에서)
만약 존재한다면, 기존의 금융 모델들은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나? (스포일러: 못함)
그렇다면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을까?
 
이 논문은 부산 동아대학교 금융학과에 계신 임현 학생의 최신 연구 결과임. 한국인 연구자가 세계 금융 시장의 미스터리를 파헤친다는 점에서 국뽕 한 사발 들이켜고 시작해도 좋음.
 
 
 
1부: 데이터 - 시장의 리듬을 포착하다

먼저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를 살펴보겠음. 이 논문은 특정 시장에 국한된 현상인지, 아니면 여러 자산에 걸쳐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4개의 대표적인 시장 데이터를 사용함.
 
주식: E-mini S&P 500 선물 (2001-2024)
채권: 미국 30년 만기 국채 선물 (2001-2025)
원자재: 골드만삭스 원자재 지수(GSCI) (2001-2025)
외환: 유로/달러 환율 (2001-2025)
 
거의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의 일별 데이터를 분석해서, 매주(월-금)의 최고가와 최저가가 각각 무슨 요일에 발생했는지를 전부 기록함.
 
그 결과가 아래 그림 1임. 파란색 막대가 실제 데이터에서 최고/최저점이 나타난 횟수고, 초록색 막대는 "시장은 랜덤하게 움직인다"고 가정하는 기존 금융 모델들이 예측한 횟수임.
 

<그림 설명: 실제 데이터(파란색)와 기존 모델(초록색)의 요일별 주간 최고/최저점 발생 빈도 비교. (a)(d)가 최고점, (e)(h)가 최저점.>    결과는 충격적임.   주간 최고점 (Highs): S&P 500(a), 미 국채(b), 원자재(c), 유로/달러(d) 모두에서 금요일에 압도적으로 많이 발생함. 시장은 금요일에 한 주를 마감하면서 고점을 찍는 경향이 뚜렷했음. 주간 최저점 (Lows): S&P 500(e)과 미 국채(f)에서는 월요일에 압도적으로 많이 발생함. 흔히 말하는 "검은 월요일"이 데이터로 증명된 셈. 원자재(g)와 유로/달러(h)는 화요일에 최저점이 몰리는 경향을 보임.   이건 절대 우연이라고 할 수 없음. 만약 시장이 랜덤이라면 모든 막대의 높이가 비슷해야 하는데, 실제 데이터(파란색)는 특정 요일에 명확하게 쏠려있음. 시장은 요일별로 뚜렷한 리듬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었던 거임.       2부: 기존 모델의 처참한 실패 자, 그럼 이런 현상을 기존의 똑똑한 금융 모델들은 설명할 수 있을까? 이 논문은 금융공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세 가지 모델을 가져와서 테스트함.   기하 브라운 운동 (GBM): 가장 기본적인 모델. 주가 움직임은 랜덤하며, 일정한 추세와 변동성을 따른다고 가정. 옵션 가격을 계산하는 블랙-숄즈 모델의 기반이 됨. 헤스턴 모델 (Heston Model): GBM을 업그레이드한 버전. 변동성 자체도 시간에 따라 변한다고 가정해서 좀 더 현실적임. 점프-확산 모델 (Jump-Diffusion Model): 헤스턴 모델에 '점프' 개념을 추가. 전쟁이나 금융위기처럼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주가가 급등락하는 현상을 설명하려 함.   이 모델들로 수천 번의 시뮬레이션을 돌려서 가상의 주가 데이터를 만들고, 거기서 요일별 최고/최저점 분포를 그려본 게 바로 위 그림 1의 초록색 막대임.   결과는? 처참한 실패.   초록색 막대들은 파란색 막대(실제 데이터)의 패턴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대부분 평평한 모양을 보임. 즉, 기존 금융 모델들은 "시장은 요일별 리듬 같은 거 없이 그냥 랜덤하게 움직인다"고 잘못 예측하고 있는 거임.   아래 표 1은 이걸 통계적으로 검증한 결과임. 복잡해 보이지만 p-value만 보면 됨. 이 값이 0.05보다 작으면 "모델의 예측과 실제 데이터는 다르다"는 의미임. 대부분의 경우에서 p-value가 0.05보다 훨씬 작게(0.000***, 0.012** 등) 나타남. 이건 기존 모델들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틀렸다는 걸 의미함.  
<그림 설명: 기존 모델들의 예측 실패를 보여주는 통계표. p-value가 낮을수록 모델이 틀렸다는 의미.>    결론: 금융 시장의 요일별 리듬은 진짜 존재하며, 교과서에 나오는 표준적인 금융 모델들은 이 현상을 설명하지 못하는 명백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3부: 새로운 모델의 등장 - 요일별 상태 전환 기존 모델들이 이 현상을 설명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논문의 핵심 기여는 바로 여기서 나옴. 연구진은 이 "주간 극값의 군집화" 현상을 완벽하게 설명하는 새로운 모델을 직접 개발했음. 그 이름은 바로 **"요일 의존적 마코프 스위칭 GARCH 모델 (Day-dependent Markov-switching GARCH model)"**임. 이름은 더럽게 어렵지만, 컨셉은 생각보다 간단함.   이 모델의 핵심 아이디어는 두 가지임.   시장은 여러 개의 "상태(State)"를 가진다. 마치 사람에게 "평온한 상태", "불안한 상태", "패닉 상태"가 있듯이, 시장도 여러 가지 다른 상태를 가질 수 있음. 예를 들어, 변동성이 낮은 안정적인 상태(State 1), 변동성이 높은 불안한 상태(State 2) 등으로 나눌 수 있음. 이걸 **마코프 스위칭(Markov-switching)**이라고 함. 시장은 이 상태들 사이를 계속 오고 감. 상태가 바뀔 확률이 "요일"마다 다르다. 이게 이 모델의 가장 중요한 혁신임. 예를 들어, 주말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월요일에는 "안정 상태"에서 "불안 상태"로 넘어갈 확률이 다른 요일보다 높을 수 있음. 반대로, 금요일에는 포지션을 정리하려는 움직임 때문에 "불안 상태"에서 "안정 상태"로 돌아올 확률이 높을 수 있음. 즉, 상태 전환 확률(transition probability)이 요일에 따라 달라진다는 가정을 넣은 거임.   이 두 가지 아이디어를 합치면, 시장의 요일별 리듬을 훨씬 더 정교하게 모델링할 수 있게 됨. 기존 모델들이 "시장은 언제나 똑같은 규칙으로 움직인다"고 본 반면, 이 새로운 모델은 **"시장은 요일마다 다른 규칙과 심리 상태를 가질 수 있다"**고 본 거임.   새로운 모델의 놀라운 예측력 그렇다면 이 새로운 모델은 실제 데이터를 얼마나 잘 설명할까? 아래 그림 2를 보셈. 이번에도 파란색 막대는 실제 데이터고, 초록색 막대는 이 새로운 모델의 예측 결과임.  
<그림 설명: 실제 데이터(파란색)와 새로운 모델(초록색)의 요일별 주간 최고/최저점 발생 빈도 비교.>    결과는 놀라움 그 자체. 초록색 막대(모델 예측)가 파란색 막대(실제 데이터)의 패턴을 거의 완벽하게 복제해냈음.   금요일에 쏠려있는 주간 최고점 패턴을 정확히 예측함. 월요일(또는 화요일)에 쏠려있는 주간 최저점 패턴도 정확히 예측함.   이건 시각적으로만 그런 게 아님. 통계적으로도 검증됐음. 아래 표 3을 보셈.  
 <그림 설명: 새로운 모델의 예측 성공을 보여주는 통계표. p-value가 높을수록 모델이 실제 데이터와 유사하다는 의미.>    이전 표 1과 달리, 이번에는 p-value가 전부 0.05보다 훨씬 높게(0.428, 0.516 등) 나타남. 통계학에서 이건 "모델의 예측과 실제 데이터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뜻임. 즉, 이 새로운 모델은 시장의 숨겨진 리듬을 통계적으로 완벽하게 설명해내는 데 성공한 거임.   결론: 시장은 요일에 따라 상태가 변하는 복잡한 시스템이며, 이를 반영한 "요일 의존적 마코프 스위칭 GARCH" 모델은 기존 모델들이 실패했던 "주간 극값의 군집화" 현상을 성공적으로 설명해냈다.       4부: 시사점과 결론 자, 그럼 이 논문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건 뭘까? 그냥 "신기한 현상을 설명하는 멋진 수학 모델을 만들었다"에서 끝나는 게 아님. 이건 우리 같은 실제 투자자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함의를 가짐.   시사점 1: 시장은 랜덤워크가 아니다. "주가는 술 취한 사람의 걸음걸이(Random Walk)와 같아서 예측할 수 없다"는 건 효율적 시장 가설의 핵심 주장임. 하지만 이 논문은 적어도 "요일"이라는 달력 효과에 있어서는 시장이 랜덤하지 않고, 예측 가능한 패턴을 가지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줌. 시장의 비효율성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강력한 증거임.   시사점 2: 캘린더 기반 전략의 가능성 이 연구 결과는 특정 요일에 매수하거나 매도하는 식의 캘린더 기반 투자 전략이 유효할 수 있음을 시사함. 예를 들어, S&P 500 지수가 월요일에 주간 최저점을 찍는 경향이 강하다면, 월요일에 매수해서 금요일에 매도하는 식의 간단한 스윙 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음. 물론 이건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지만, 이 논문은 그런 전략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함.   시사점 3: 리스크 관리의 새로운 관점 이 모델은 리스크 관리에도 새로운 시각을 제공함. 예를 들어, 특정 요일에 시장이 "불안 상태"로 전환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안다면, 그 요일에는 파생상품 헷징을 더 강화하거나 레버리지를 줄이는 등의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가능해짐.   한계와 미래 연구 물론 이 논문도 한계는 있음. 가장 큰 한계는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설명하지는 않는다는 것임. 월요일에 기관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 때문인지, 주말 동안 쌓인 부정적 뉴스 때문인지, 아니면 투자자들의 심리적 요인 때문인지에 대한 분석은 앞으로의 과제로 남아있음.       최종 요약 이 논문은 금융 시장에 숨겨진 강력한 리듬을 통계적으로 증명하고, 이를 설명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짐.   핵심 발견 3줄 요약 주식, 채권, 원자재, 외환 등 주요 금융 시장에서 한 주의 최고점은 금요일에, 최저점은 월요일(또는 화요일)에 몰리는 강력한 패턴("주간 극값의 군집화")이 존재한다. 기존의 표준 금융 모델(GBM, 헤스턴 등)은 이 현상을 전혀 설명하지 못하는 명백한 한계를 보인다. 시장의 "상태"가 "요일"에 따라 다르게 변한다고 가정한 새로운 "요일 의존적 마코프 스위칭 GARCH" 모델은 이 현상을 거의 완벽하게 설명해냈다.   우리에게 주는 교훈 "시장의 달력을 무시하지 마라."   이 논문은 시장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구조적이고 예측 가능한 패턴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줌. 물론 이 패턴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것은 또 다른 문제지만, 적어도 시장을 분석할 때 요일 효과와 같은 캘린더 이상 현상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중요한 교훈을 줌.   특히 퀀트 투자를 지향한다면, 이런 시장의 미세구조(microstructure)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연구라고 할 수 있음.       논문 정보 제목: Calendar-based clustering of weekly extremes: Empirical failure of stochastic models 저자: 임현 (Im Hyeon) 소속: 동아대학교 금융학과 (Department of Finance, Dong-A University) 게재: SSRN (Social Science Research Network), 2025년 7월     이 논문은 최신 금융 시계열 분석 기법을 사용하여 기존 금융 이론의 한계를 지적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수작임. 특히 한국 학생이 단독 저자로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를 수행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