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고리
2025.9.23 14:30 · 조회수 2163

한국 주식시장 투자자별 특징

오늘은 좀 흥미로운 논문을 하나 들고 왔음.
 
주식 좀 해본 놈들은 다들 궁금해하는 거 있잖슴? '개미', '기관', '외인' 얘네들 대체 어떻게 매매하길래 맨날 나만 돈을 잃는가...
 
이 논문이 바로 그 투자자별 매매 특징을 증권사(논문에서는 '회원사'라고 함) 데이터를 까서 분석한 거임.
 
물리학자들이 쓴 논문이라 좀 신박한 방법들이 나오는데,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겠음. 금융 잘 모르는 사람도 이해 가능하게 써볼테니 잘 따라오셈.
 
주식 시장의 세 종류 플레이어

일단 한국 주식시장에는 크게 세 종류의 플레이어가 있음.
 
개인 (Individuals, DIMs): 우리같은 개미들임. 주로 소액으로 투자하고, 시가총액 작은 주식에 많이 몰리는 경향이 있음. 이 논문에서는 '개인 투자자 성향 국내 회원사(Domestic members similar to Individuals)'라고 해서 DIMs라고 부름.
기관 (Ins***utions, DSMs): 연기금, 자산운용사 같은 큰손들임. 덩치가 크고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함. 논문에서는 '기관 투자자 성향 국내 회원사(Domestic members similar to Ins***utions)'라고 해서 DSMs라고 부름.
외국인 (Foreigners, FRMs): 해외에서 온 투자자들임. 주로 시총 큰 대형주 위주로 매매함. 논문에서는 '외국 회원사(Foreign members)'라고 해서 FRMs라고 부름.
 
이 논문은 우리가 증권사를 통해 거래하니까, 이 증권사들이 어떤 투자자들의 주문을 많이 받는지에 따라 증권사 자체를 DIM, DSM, FRM으로 분류해서 분석했음. 똑똑한 방법임.
 
아래 표1은 각 투자자들이 시가총액 크기별로 얼마나 거래하는지를 보여줌. 개미들은 시총 작은 주식(10분위) 거래의 96.54%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임.


그리고 아래 표 2는 이 논문에서 분석한 62개 증권사들의 목록임. 키움,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같은 국내 증권사부터 JP모건, 골드만삭스 같은 외국계 증권사까지 다 들어있음.
그래서 얘네들 매매 스타일이 어떻게 다른가? 그래서 얘네들 매매 스타일이 어떻게 다른가? 이게 논문의 핵심 내용 중 하나임.   먼저 아래 그림 1을 보면, 삼성전자 같은 대형주에서 개인(ID), 기관(IS), 외국인(FR)이 어떻게 매매하는지 상관관계를 보여줌. 개인과 외국인은 반대로 움직이고, 개인과 기관은 비슷하게 움직이는 걸 볼 수 있음.
그리고 그림 2는 시가총액 크기별로 이 상관관계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줌. 시총이 작을수록 개인의 영향력이 커지는 걸 알 수 있음.
외국인 (FRMs): 얘네는 '추세추종' 스타일임. 즉, 주가가 오르면 더 사고, 내리면 더 파는 경향이 강함. 한 방향으로 쭉 밀고 나가는 스타일. 개인 (DIMs): 우리 개미들은 정반대임. '역추세' 매매를 함. 주가가 오르면 '이제 고점이다' 싶어서 팔고, 내리면 '이게 웬 떡이냐' 하면서 사는 '물타기' 또는 '저점매수'를 시도함. 이게 논문 그림 4에 잘 나와있음.
<그림 설명: (a) 개인 투자자(빨강), 외국인 투자자(보라), 기관 투자자(초록)의 방향성(D)과 추세(T). θ = 0.2이며, 색상이 어두울수록 시가총액이 큰 분위(Decile)에 해당함을 의미한다. (b) 1분위(시가총액이 가장 작은 그룹) 종목들의 구성원에 대한 방향성(D)과 추세(T). 빨간 점은 DIMs(개인 투자자 중심 멤버), 초록 점은 DSMs(기관 투자자 중심 멤버), 보라 점은 FRMs(외국인 투자자 중심 멤버)를 나타낸다. (c) 10분위(시가총액이 가장 큰 그룹) 종목들의 구성원에 대한 방향성(D)과 추세(T).> 그리고 그림 3은 실제 증권사들을 DIMs, DSMs, FRMs로 분류한 결과를 보여줌. 국내 증권사(초록색)는 개인과 기관 성향으로 나뉘고, 외국계 증권사(보라색)는 따로 그룹을 이루는 걸 볼 수 있음.
떼 거래'는 누가 어떻게 할까? (허딩 분석) '허딩(Herding)'이라고 들어봤음? 양떼처럼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매매하는 걸 말함. 누가 사면 '어? 좋은 건가?' 하고 따라 사고, 누가 팔면 '악재 터졌나?' 하고 따라 파는 거임.   논문에서는 이 허딩 현상도 분석했는데, 여기서 또 재밌는 결과가 나옴.   개인 & 기관 (DIMs & DSMs): 얘네는 주가 움직임과 반대 방향으로 허딩함. 즉, 주가가 막 오를 때 다같이 우르르 팔아치우고, 주가가 내릴 때 다같이 우르르 사들임. 전형적인 '공포에 사고 환희에 팔아라'를 시전...하려고 하지만 결과는 보통... 외국인 (FRMs): 얘네는 주가 움직임과 같은 방향으로 허딩함. 오르는 말에 다같이 올라타서 불을 지펴버림.   이게 그림 5에 나오는 내용임.
<그림 설명: 주가 변화에 따른 허딩 강도를 보여줌. DIMs(국내 개인 성향 증권사)와 DSMs(국내 기관 성향 증권사)는 주가와 반대 방향으로 허딩하고, FRMs(외국 증권사)는 같은 방향으로 허딩하는 것을 보여줌.> 끼리끼리 논다: 증권사 네트워크 분석 이 논문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서, 각 증권사들의 매매 패턴이 얼마나 비슷한지를 가지고 네트워크 분석까지 함. 쉽게 말해 누가 누구랑 친한지 그룹을 나눠본 거임.   결과는? 역시나 DIMs, DSMs, FRMs 세 그룹으로 거의 정확하게 나뉘었음. 아래 그림 6을 보셈.
<그림 설명: 증권사들의 매매 상관관계를 바탕으로 그린 네트워크 그림. 빨간색이 개인(DIMs), 초록색이 기관(DSMs), 파란색이 외국인(FRMs) 그룹임. 같은 색깔끼리 똘똘 뭉쳐있는 걸 볼 수 있음.>  이건 뭘 의미하냐면, 개인 투자자들은 개인 투자자들끼리, 기관은 기관끼리, 외국인은 외국인끼리 비슷한 생각을 하고 비슷한 시점에 비슷한 종목을 사고판다는 거임. 정보의 출처나 분석 방법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음. 그래서 이 매매 정보가 주가 예측에 쓸모가 있을까? 논문의 마지막 파트임. 그래서 이 투자자 유형별 매매 정보(재고 변화)나 허딩 정보가 실제 주가 움직임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까? 이걸 검증하기 위해 '랜덤 행렬 이론(Random Matrix Theory)'이라는 물리학 이론과 '횡단면 회귀분석'이라는 통계 기법을 사용했음.   용어는 어려우니 넘어가고 결론만 말해주겠음.   결론: 쓸모 있다!   투자자들의 재고 변화(얼마나 사고 팔았는지) 정보는 그냥 시장 전체의 움직임만 보는 것보다 주가 변화를 훨씬 더 잘 설명해줬음. 특히 개인(DIMs)과 기관(DSMs)의 허딩은 주가에 마이너스(-) 영향을, 외국인(FRMs)의 허딩은 플러스(+)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남.   이게 무슨 말이냐면,   개미랑 기관이 우르르 몰려가서 사면? -> 주가가 내릴 가능성이 높음 (고점 신호?) 외국인이 우르르 몰려가서 사면? ->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음 (상승 추세 강화)   아래 표 3이 그 결과를 보여주는 회귀분석 결과임. Hdim, Hdsm 계수(coef)는 음수고, Hfrm은 양수인 걸 볼 수 있음.
그리고 그림 7은 랜덤 행렬 이론을 사용해서 투자자들의 매매 정보가 실제로 주가에 얼마나 의미있는 정보를 담고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임. 삼성전자 같은 대형주일수록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는 걸 보여줌.
최종 요약 자, 그럼 이 논문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세 줄 요약 해보겠음.   외국인은 추세추종, 개인은 역추세 매매를 함. (오르는 말에 타는 외인 vs 떨어지는 칼날 잡는 개미) 개인과 기관은 주가와 반대로, 외국인은 주가와 같은 방향으로 떼를 지어 움직임(허딩). 이들의 움직임은 실제 주가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외국인 허딩은 주가 상승과, 개인/기관 허딩은 주가 하락과 관련이 있었음.   물론 이 논문은 2007년부터 2017년까지의 데이터를 사용했기 때문에 지금과는 약간 다를 수 있음. 하지만 투자자들의 기본적인 성향은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도 충분히 참고할 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함.   그러니 우리 주붕이들은 외국인이 우르르 팔 때 "이제 저점이다!" 하고 무지성으로 뛰어들지 말고, 외국인이 왜 파는지, 이 추세가 계속될지 한번쯤은 더 고민해보는 현명한 투자자가 되길 바람.   그럼 이만! 논문 정보 제목: Trading Characteristics of Member Firms on the Korea Exchange 저자: Min-Young Lee (포항공대), Woo-Sung Jung (포항공대), Gabjin Oh (조선대) 출간: Journal of the Korean Physical Society, Vol. 76, No. 12, June 2020 분석 기간: 2007년 1월 ~ 2017년 12월 (11년간) 분석 대상: 한국거래소 회원사 62개, 상장기업 1,210개     이 논문은 물리학자들이 금융 데이터를 물리학적 방법론으로 분석한 '계량금융학(Econophysics)' 연구임. 그래서 일반적인 금융 논문과는 다른 신선한 관점과 분석 방법을 제시하고 있음.   특히 네트워크 분석, 랜덤 행렬 이론 같은 물리학 이론을 금융 데이터에 적용한 게 인상적임. 이런 학제간 연구가 앞으로 금융 시장 이해에 더 많은 통찰을 줄 수 있을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