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해외주식
미국 주식시장, 앞으로 어떻게 될까?(Feat.켄 피셔)
(중요 내용 정리) 사람들은 항상 이렇게 묻습니다. “앞으로 시장을 주도할 섹터나 스타일은 뭐라고 보세요?” 올해 초 우리는 비(非) 미국 주식, 그리고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최근 몇 년간의 흐름과는 정반대입니다. 그 예측은 지금까지 꽤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를 생각하며 제 입장을 조금 조정하려 합니다. 2025년 상반기에 벌어진 일들을 만들어낸 힘은 관세 정책과 해외 대비 미국 내 은행 대출 수익성이 낮아진 점에서 비롯됐습니다. 대출은 항상 중요합니다. 많은 이들이 잘 확인하지 않지만, 자동차의 보닛 아래서 돌아가는 중요한 메커니즘과도 같죠. 그리고 현재 이 "대출의 세계"는 과거보다 미국 외 국가들에서 더 나은 환경을 보이고 있습니다. 만약 2025년 하반기에 이런 두 가지 요소가 반전된다면, 미국 시장은 다시 활기를 띠게 될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그런 반전을 예상하지 않지만,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제가 칼럼이나 인터뷰에서 자주 말해왔듯, 올해 미국은 MSCI 전 세계 47개국 지수에서 큰 폭으로 순위가 하락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항상 상위 4위 안에 들던 미국이 올해는 달러 기준이든, 외화 기준이든, 36위에서 42위 사이를 오가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하나는 미국 관세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한 자본 유출, 다른 하나는 앞서 말한 은행 대출 수익성 문제입니다. 저는 당분간 관세 상황이 명확하게 정리될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부분의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려는 방향으로 보입니다. 소소한 예외는 있을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광범위한 관세 재도입입니다. 이게 현실화된다면, 올해 초 예상했던 시나리오와는 전혀 다른, 미국에 불리한 결과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경우, 비(非) 미국 주식이 계속 미국 시장보다 앞서 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가능성도 있습니다. 법원이 관세를 무효화하거나, 원래대로 되돌리는 판결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전체 시나리오가 역전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법적 절차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국제무역 법원에서 기존 관세를 위헌이라고 판결했지만, 항소 법원이 이를 보류시키고 상급 심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종 판결은 7월 말에 나올 예정이지만, 그 이후에는 미연방 대법원까지 이어질 수 있어 시간은 더 걸릴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결과가 관세 시행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미국으로 자본이 다시 유입되고, 미국 주식이 비(非) 미국 주식보다 다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입니다. 또 다른 가능성도 있습니다. 제가 기대하는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연준(Fed)이 경기 둔화를 인플레이션보다 더 두려워하게 되어 금리를 인하하는 경우입니다.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빠르게 내려가면, 예금 기반 조달 비용이 낮아지고, 은행들은 더 공격적으로 대출을 확대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지난 12개월간 진행된 미국의 부진한 은행 대출 환경이 역전되고, 미국은 다른 국가 대비 더 나은 투자 환경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올해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월별로는 다소 들쑥날쑥하겠지만, 비(非) 미국 시장, 특히 유럽이 미국보다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그 흐름이 바뀔 만한 명확한 이유는 보이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면 당신이 미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입니다. 경제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가장 뛰어난 나라죠. 주식 시장 측면에서도 장기적으로 보면 최고의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국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세계 시장을 보고 그다음에 미국 시장을 보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자국 경제가 너무 크고 대단하다 보니 해외를 잘 보진 않습니다. 해외에서 벌어지는 일이 미국에 큰 영향을 미치고 반대로 미국도 세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세계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첫걸음은 자국보다 세계를 먼저 바라보는 것입니다. (켄 피셔 영상의 결론 및 요약) 1. 2025년 상반기 시장 흐름 미국 주식보다는 비(非) 미국 주식, 유럽 시장과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더 좋은 성과를 내며 미국과 성장주를 아웃퍼폼 했습니다. 실제로 미국 주식은 MSCI 47개국 지수 기준으로 36~42위권까지 밀려났으며, 이는 최근 몇 년간 항상 상위권을 유지해온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입니다. 2. 관세 우려로 인한 자본 유출 이러한 흐름의 첫 번째 요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입니다. 그는 대부분의 수입품에 대해 10%의 광범위한 관세 부과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자본이 미국에서 이탈하고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의 둔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현재 관세는 국제무역 법원에서 위헌 판결을 받은 상태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대해 항소 중이며 최종 판결은 2025년 7월 말경 나올 예정입니다. 만약 관세가 법적으로 무력화된다면 자본이 다시 미국으로 유입되고 미국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합니다. 3. 은행 대출 수익성 저하 두 번째 요인은 은행의 대출 수익성 저하입니다. 현재 미국 은행들이 유럽 등 해외 은행에 비해 예대마진이 낮다고 지적합니다. 이로 인해 대출 공급이 위축되고, 전반적인 투자 환경도 악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연준이 경기 둔화를 우려하여 금리를 인하하게 된다면 단기금리가 하락하고 예금금리 부담이 줄어들면서 미국 은행의 예대마진이 회복되고 대출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는 여지도 있습니다. 4. 2025년 하반기 전망 2025년 하반기 전망에 대해, 관세와 대출 환경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유럽 주식이 계속 미국을 앞설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관세 철회 또는 연준의 금리 인하와 같은 중요한 변수가 발생할 경우 미국 증시가 다시 우위를 회복할 수도 있습니다. 5. 투자자에게 전하는 메시지 켄 피셔는 미국이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이고, 경제와 주식시장 모두 장기적으로는 세계 최고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투자자라면 자국 시장만 바라보는 태도에서 벗어나, 세계 시장을 먼저 보고 그다음에 미국을 바라보는 글로벌한 시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코멘트) 켄 피셔의 주장과 같이 2025년 6월 30일 기준, MSCI ACWI 기준 미국은 47개의 국가 중 37등을 기록하며 상반기에 부진한 상승을 보여준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켄 피셔는 하반기에도 관련된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성장주의 비중이 높게 형성돼있는 미국보다 가치주 위주의 유럽 국가들의 예대마진이 개선됨에 따라 자금 차입이 용이해지고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출처 : MacroMicro 예대마진을 보다 직관적으로 나타내는 장단기 금리차를 확인해 볼 때, 유럽 국가들의 스프레드가 벌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7월 11일 기준, 미국의 스프레드는 0.53%로 독일의 0.78%보다도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자금 차입 면에서 유럽 국가의 가치주 여건이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개선된 상황이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어 자금 유출을 막거나, 금리 인하로 인한 자금 차입 여건이 개선되는 방식이 유럽 증시를 역전하는 키포인트라 생각됩니다 이자율 환경 측면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미국은 2022~2023년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이후 2024년 후반에 이르러서야 금리 인하 사이클에 돌입했습니다. 연준은 2024년 9월부터 12월까지 기준금리를 5.5%에서 4.5%로 인하한 후 2025년 상반기 내내 동결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그 결과 미국의 단기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거나 역전되는 현상이 지속되었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예금금리 등 조달 비용은 급등한 반면 장기 대출금리는 경기 둔화 우려로 크게 오르지 못해, 순이자마진(NIM) 압박이 커졌습니다. 여기에 2023년 중소형 은행의 유동성 위기 이후 대출 심사가 엄격해지며 1Q 2025에도 미국 은행의 총 대출은 약 0.5%밖에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유럽의 행보는 달랐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는 2024년 6월부터 4.5%에서 현재 2.15%까지 낮아졌고, 영국은행(BOE)도 2024년 8월부터 금리를 내려 5.25%에서 4.25%로 완화했습니다. 유럽은 신속한 금리 인하로 예금금리가 하락하며 여건이 개선되고, 장기금리는 미국 대비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많이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그 결과 유럽 은행들의 예대금리차 환경이 상대적으로 양호하여, 유럽 은행들의 ROE는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수익성이 개선되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 시차와 금리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켄 피셔의 지적처럼 유럽에서의 대출 환경이 미국보다 유리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격차가 영구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에 근접한 미국 또한 2025년 하반기부터는 금리 인하 사이클에 본격 돌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Deloitte의 최신 전망에 따르면, 2025년 미국 기준금리가 추가로 3~4회 인하되어 3.5~3.7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시 말해, 단기금리가 내려가고 장기금리는 완만히 하락하여 예대금리차가 개선되는 환경이 조성됩니다. 이로 인해, NIM이 회복되고 그동안 위축됐던 대출 공급도 촉진될 수 있습니다. 최근까지는 미국 은행권의 대출활동이 부진했지만 이는 일시적 금리 환경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금융 시스템 건전성이나 은행자본력 자체의 문제는 아니므로, 향후 연준 통화정책 완화와 함께 미국 은행들도 다시 공격적으로 대출을 재개할 경우 이는 미국 경제와 증시에 새로운 활력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즉,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은 좋지만 미국 비중을 과도하게 축소하지는 않기를 권고합니다. 다음은 증시가 언제까지 상승할지에 대해 논의하겠습니다. 현재의 강세장은 2022년 10월부터 시작하여 33개월 정도 지속된 상황입니다. 1932년 6월부터 현재까지 강세장은 평균 60개월 지속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는 평균의 약 55% 정도 도달했다 볼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동기간 기준, 하락장 이후 전고점을 돌파하고 상승이 지속된 경우는 평균 45개월가량이며 평균 118%의 상승을 보여줬다는 점입니다. 다만, 현재는 불마켓 상황에서 조정을 거치고 다시 전고점을 돌파한 상황이라 관점에 차이가 생길 수는 있습니다. 이를 위해 보수적으로 백데스트를 해보면 나스닥 100기준, 이전 강세장의 전고점은 2021년 11월이었습니다. 이후, 2022년 1월부터 2022년 10월 저점까지 약 10개월가량의 약세장을 겪고 현재의 강세장에 돌입하며 2023년 12월에 전고점을 돌파했습니다. 전고점 돌파 이후 약 19개월가량이 흘렀는데, 전고점 돌파 이후 과거 평균 45개월가량 상승했단 점에 대입하면 강세장이 지속될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고점을 돌파하고도 증시의 상승이 지속될 수 있는 이유는, 주가 = EPS*PER이라는 공식을 가정했을 때 이익과 긍정적인 기대 요인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현재의 강세장이 조만간 끝날 거라 보기에는 이르다 생각합니다. ※본 글은 정보를 제공하는 용도이며 투자의 책임은 언제나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