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DC 형으로 퇴직금 전환


남편의 회사는 임금피크제를 실시하고 있고, 만 55세 되는 해부터 임금이 동결됩니다.  그래서 남편이 만 52세였던 2021년 9월에 퇴직금을 DC 형으로 전환했습니다.

어차피 2, 3년 이내에 임금이 동결되고, 그 남은 기간에도 임금 상승폭이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서, 미리 DC 형으로 전환했어요.  돈 굴리는 연습도 할 겸해서요.

21년 9월이면 한참 증시가 불타던 상황이었습니다만, 퇴직금 전환 이후 1년 가까이 증시에는 일절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거치식이고, 남은 운용기간도 10년 미만에 불과하기에 시장을 좀 지켜보기로 했거든요. 

코로나 상황에서 각국 정부가 뿌려댄 막대한 유동성 때문에 자산시장에 버블이 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조만간 가파른 인풀레이션과 금리 인상, 대규모 실업과 자산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연금계좌를 만든 투자회사에선 저희처럼 생각하지 않았어요. 경제 기조가 견조해서 인플레이션이나 금리 인상 정도가 크지 않을 거라고 본다나, 어쩐다나.   추천 포트폴리오로 리츠와 채권, 코스피 etf, 친환경 에너지와 반도체 관련 펀드 등등을 권하더군요.

아무튼, 남편과 저는 그당시 이미 미국 주식으로 25만 달러, 한화로 총 3억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퇴직금은 회사의 인금인상폭을 따라잡는 것을 주요 목표로 잡았습니다.  추가 수익이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안전하게 원금을 지키고 있다가 저희의 예상대로 자산가격 하락이 발생하여 투자 리스크가 줄어들면 그때부터 주식에도 투자하기로 말이지요.

그렇게 1년을 보내고 작년  하반기부터 각종 ETF 상품을 조금씩 사기 시작했습니다.  코스피, S&P, 나스닥 모두 전고점에서 적게는 20 퍼센트, 많게는 30 퍼센트 이상 하락한 시점부터서요.

현재 목표 금액의 1/3 인 8,000 만원 정도 매입했습니다.  이대로 반등해도 좋고, 더 떨어지면 추가로 매입할 기회가 되겠지요.

이율이 1 퍼도 안되는 단기성 예금으로 돌리던 금액은 금리가 잠깐 6퍼 이상으로 치솟았을 때, 1년, 2년 짜리 예금으로 갈아탔습니다.  목표 금액의 절반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금리 인상이 끝난게 아니니까 다시 괜찮은 금리의 예금 상품이 나오리라고 믿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며칠전 퇴직연금 계좌를 살펴보다 재미있는 정보를 발견했습니다.  2022년 연금가입자 대부분의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답니다.  상위 5 프로 가입자의 평균 수익률은 3.5 퍼센트였고요.

여러분의 연금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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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기간이 초장기인 퇴직연금 운용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원금을 안전하게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TF 투자도 저희처럼 거치식이라면 지금처럼 확실하게 지수가 하락한 상황에서 시작해야 수익률이 좋아집니다.

성인이 된 이후의 30년 동안 IMF와 서브프라임, 그리고 코로나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급격한 통화정책 전환을 두루두루 겪고 보니, 경기 사이클에 대해 조금은 감이 오는 것 같습니다.

호황기에 불황을 준비하고, 불황기에 투자를 준비해야 합니다.  남들이 욕심부릴 때 겁을 내고, 남들이 겁을 먹을 때 욕심낸다는 워렌 버핏의 말처럼요.

다만, 언제이고 조급함을 경계해야합니다.  한꺼번에 투자한다거나, 수익률에 집착하다보면 잃는게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제 전략은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기 입니다.  물론 바닥인지 꼭대기인지는 지나봐야 아는 법이고, 실전에서는 소액으로 장기간동안 분산매입해서 전고점이나 신고점이 오면 팔기 시작하는 방법입니다.   

경기를 놓치지 않고 타는게 중요하지, 최대수익까지 욕심낼 필요는 없습니다.  잃지 않고 벌 수만 있다면 아무리 적은 수익이라도 자산 형성에 도움이 됩니다.   

투자는 평생에 걸쳐 이뤄지는 퀘스트이기 때문입니다.